국내에서 처음으로 세브란스병원에서 존엄사가 집행된 가운데, 23일 오전 11시 34분 현재 인공호흡기를 뗀 김 할머니는 자가호흡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.

이날 오전 10시 21분 호흡기가 제거 된 김 할머니는 일시적으로 호흡이 중단됐으나, 곧바로 안정을 되찾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라고 병원 관계자는 전했다.

이 관계자에 따르면, 김 할머니의 산소포화도는 92%으로 분당 호흡 수도 20여 회에 이르고 있으며 맥박 또한 정상 수치(140~76)를 보이고 있는 상태다.


이와 관련,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는 “시행 즉시 죽음에 이르는 안락사와 달리 존엄사는 호흡기를 뗐다고 해서 바로 사망하지 않는다”며 “기대 여명이 더 이상 늘지 않는 상태에서 자연스러운 죽음에 이르도록 불필요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게 존엄사”라고 설명했다.

이러한 관점에서 김 할머니가 보이고 있는 자발적 호흡 상태도 죽음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보일 수 있는 현상이라는 것이다.

박 교수는 “환자의 정확한 상태를 알 수 없어 판단내리기 힘들지만 의학적으로 짧게는 5분이내, 길게는 일주일 이상 호흡을 이어갈 수 있다”고 조심스럽게 말하면서 “이 모든 과정이 존엄사의 한 부분으로 이해하면 된다”고 강조했다.

한편, 세브란스병원은 김 할머니가 호흡이 완전히 멈춘 다음 사망선고를 내릴 예정이며, 가족측은 병원과 현재 진행 중인 민사소송을 위해 김 할머니의 부검을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.